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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미국선 블로거도 미디어로 대우

부처핸썸 2007. 9. 12. 18:02

[커버스토리]미국선 블로거도 미디어로 대우

2007 09/11   뉴스메이커 741호


광고주와 연계된 전문 사이트 많아 수익모델 기반 조성

한국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다국적 인터넷 기업의 본산인 미국에는 블로그와 광고주를 직접 연결해주는 사이트가 많다. 사진은 블로그애드 홈페이지의 캡쳐 이미지.

블로그가 확산되면서 이른바 ‘파워 블로거’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블로깅만으로 먹고살 수 있는 ‘전업’을 꿈꾼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아는 영역에 대한 1인 미디어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생계도 해결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기대만큼 녹록하지 않다. 블로그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라는 게 구글 애드센스로 대표하는 광고 수익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광고 수익이 전업을 허락할 만큼 충분한 것도 아니다.

프리랜서 문화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는 외국은 어떨까. 미국을 살펴보자. 미국에 얼마나 많은 전업 블로거가 활동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미국에서도 전업 블로거로 활동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듯하다. 하지만 전업 블로거가 될 수 있는 토양만큼은 국내 상황과 크게 다르다.

기업 컨퍼런스 때 똑같이 초청

페더레이티드 미디어의 캡쳐 이미지.
우선 블로거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블로거를 기존 전통의 미디어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다룬다. 가장 적극적으로 이런 접근을 보여주는 곳은 역시 기업들이다. 다국적 기업의 본산인 미국에서는 대형 업체들이 매년 정기적으로 전 세계 고객을 초청해 대대적인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때 각국 지사를 통해 현지 기자들, 즉 미디어도 초대한다. 자신들의 기술과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런데 이들이 초대 미디어 리스트에 블로거를 끼워넣기 시작했다. 블로거도 미디어로 똑같이 대우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4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사파이어 2007’이라는 대형 컨퍼런스가 열렸다. 세계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호령하는 독일의 SAP가 개최한 행사다. 일반적으로 이런 대형 기술 컨퍼런스에는 초대한 기자들을 위해 별도의 프레스룸을 설치해 운영한다. 그런데 이 프레스룸 한 공간을 블로거들이 장악했다. SAP가 전통 미디어 기자들과 함께 블로거들도 초대한 것이다. SAP는 블로거들에게 일체의 편의와 비용을 제공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SAP의 사례는 블로거를 바라보는 미국 기업들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블로거들이 많이 활동하는 테크놀로지 영역의 대기업들은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다. 기자들을 상대하는 PR 부서는 이제 자신들의 기술이나 제품의 영역에서 이름을 날리는 블로거들을 특별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 점은 블로거를 미디어로 인식하는 수준에서 우리와는 매우 다르다. 인식의 수준이 다르다는 것은 전업 블로거로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의 가장 첫째 전제조건이다.

단순히 블로거에 대한 인식만으로는 전업 블로거 시대를 뒷받침할 토양이 마련됐다고 할 수 없다. 관건은 수익이니까. 하지만 이 점에서도 미국의 상황은 색다르다.

블로그를 흔히 ‘1인 미디어’라고 부른다. 미디어라는 말이다. 전통적인 언론이 미디어의 영역을 독점해왔다면, 이제 누구도 큰돈이나 힘들이지 않고도 미디어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것이 웹 2.0의 큰 조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블로거의 수익모델은 뭘까. 똑같다. 전통적인 미디어들이 추구하고 있는 수익모델이 1인 미디어인 블로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온라인 광고 시장 40%가 검색 광고

미디어 비즈니스의 가장 큰 수익 원천은 역시 광고이며 블로그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의 가장 큰 부분도 광고다.
특히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애드센스로 대표하는 맞춤형 검색 광고는 미국 인터넷 광고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만큼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분명 블로거들에게 큰 힘이 된다. 시장 조사기관 닐슨 리서치의 자료를 보면, 올해 미국 온라인 광고 시장의 규모는 200억 달러로, 이 가운데 40% 이상이 검색 광고의 몫이다. 수익의 원천이 되는 광고 시장 자체가 상대적으로 넉넉한 셈이다.

사파이어 2007 행사장에 마련한 미디어 등록 안내 표지. 애널리스트, 기자와 함께 블로거도 정식 미디어로 대우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자 마이크로소프트나 야후가 애드센스를 겨냥한 광고 서비스 상품을 내놓고 있다. 야후의 ‘파나마’, 마이크로소프트의 ‘애드센터’가 그와 같은 것이다. 애드센스 하나에 매달리고 있는 국내 블로거들에 비하면 훨씬 넉넉한 토양이다. 국내에서도 다음이 애드클릭스를 선보이며 블로거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지만, 미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약하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구글이나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포털 서비스가 제공하는 간접광고 수주뿐 아니라 블로거들이 직접 광고를 수주할 수 있는 채널이 있다는 데 있다. 블로거와 광고주를 연계해주는 전문 사이트가 많기 때문이다.

페더레이티드 미디어(www. federatedmedia.net)가 대표적이다. 이 사이트에 가보면 분야별로 등록한 전문 블로그를 찾아볼 수 있고, 그 블로그에 대한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방문자의 분포나 유형, 주로 올라오는 글의 주제, 일일 방문자 수 등을 블로그별로 상세히 소개한다. 이 같은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해당 블로그의 광고 단가도 나온다. 광고주는 자신이 원하는 블로그를 찾아 광고 단가를 확인하고 광고를 신청하면 된다. 블로그와 광고주를 직접 만날 수 있게 한 마당이자, 전문 광고대행사인 셈이다.

이밖에 블로그애드(www.blogads. com), 리뷰미(www.reviewme.com) 등 블로그와 광고주의 만남을 주선하는 인터넷 서비스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시도가 조금씩 시작되고 있어 주목된다.

콘텐츠 자체를 판매하는 서비스, 이른바 블로그 콘텐츠 신디케이션 모델도 눈에 띈다. 블로그버스트(www.blogburst.com)는 파워블로그의 콘텐츠를 모아 로이터, 유에스에이투데이 등에 공급하고 있다.

수익모델 찾기가 척박한 국내 현실과 비교할 때 미국 시장은 블로거와 광고주, 블로거와 전통 미디어 사이를 연결하는 다양한 채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전업 블로거의 확산이 좀 더 수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같은 모델을 통해 전업 블로거가 확산된다면 국내에서도 비슷한 모델의 탄생이 잇따를 것이다. 이미 그런 움직임은 시작됐다.

김상범〈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