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여성기업인 한경희vs이희자, 음식물처리기 정면승부
[헤럴드 생생뉴스 2007-10-19 10:26]


국내 대표적인 여성기업인 한경희(43) 한경희생활과학 사장과 이희자(53) 루펜리 사장이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시장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한 사장과 이 사장은 평범한 공무원과 주부로 생활하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창업에 성공해 10여년도 안 된 짧은 시간에 수백억원대의 중견기업을 일군 자수성가형 여성기업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단시간에 ‘신데렐라’가 된 두 여성기업인이 앞으로 시장에서 펼칠 ‘필승전략’이 어떻게 전개될지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그동안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해 왔다. 한 사장은 1999년 한경희생활과학을 창업한 이후 스팀청소기, 스팀다리미 등 스팀 전기용품 분야로 제품을 특화하며 승승장구해 왔다. 이 사장 역시 2003년 루펜리 창업 이후 음식물쓰레기처리기 한우물을 파왔다.

그러나 한경희생활과학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시장에 전격 진출함으로써 한 사장과 이 사장은 정면으로 부딪쳤다.

한경희생활과학이 지난 11일 내놓은 가정용 음식물쓰레기처리기 ‘한경희 음식처리 미니(Mini)’는 온풍건조 방식에 분쇄기능을 갖춘 포터블 제품. 국내에서는 가장 저렴한 19만원대에 출시됐다.

이에 맞서 루펜리도 비슷한 가격대의 신제품을 내놓고 홈쇼핑 등을 통한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루펜리는 더욱이 최근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세계 최고의 디자인상인 레드닷어워드까지 수상해 브랜드 이미지에 날개를 달았다.

현재 음식물쓰레기처리기는 이 시장을 앞장서 개척해온 루펜리가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갖고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린나이코리아 웅진코웨이 등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웰빙시대 가장 유망한 생활가전 중 하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경희생활과학도 음식물쓰레기처리기의 이 같은 유망성에 주목했다. 루펜리는 한경희생활과학이 시장에 가세함으로써 또 하나의 버거운 라이벌을 만나게 된 셈이다.

린나이코리아와 웅진코웨이가 판매망을 오프라인 중심으로 펼치고 있는 데 반해 루펜리와 한경희생활과학은 똑같이 홈쇼핑 등 온라인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의 접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한 사장과 이 사장은 각각 공무원과 가정주부에서 사업가로 변신해 성공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 식문화가 음식물쓰레기를 많이 발생시켜 주부들이 쓰레기 처리에 애를 먹고 있는 점을 절감하고 음식물쓰레기처리기사업에 나서 대박을 일궜다. 일반 가정용과 신축 아파트 빌트인시장을 개척해 올해 단일품목으로 50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한 사장 역시 교육부 공무원으로 맞벌이 생활을 하면서 힘든 청소일에 애를 먹다가 바닥 물걸레 청소를 대신할 수 있는 스팀청소기를 개발해 일약 신데렐라가 됐다.

현재 스팀청소기 시장의 80% 이상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1500억원대의 매출을 일궜다.

이 사장과 한 사장은 한국여성발명협회 이사를 같이 지내 친분도 있는 편이다.

아이디어 하나만 달랑 들고 맨손으로 기업을 일군 두 억척 여성기업인이 앞으로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시장에서 어떤 승부를 펼칠지 자못 흥미롭다.

최현숙 기자(hscho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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