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끼근무 '웜비즈 운동' 확산
난방비 줄이고 건강에도 도움 … 동참 기업 늘어
사무실 온도 3도 내리면 에너지 20% 절약
유통업계 "남성복 매출 20~30% 올라"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 인력팀 사무실에선 50여 명의 남녀 직원이 모두 조끼나 카디건 등을 입고 근무하고 있었다. 사무실 온도가 20도 이하여서 썰렁하기 때문이다.
이 호텔은 사무실뿐 아니라 객실과 연회장도 손님이 없으면 온도를 20도 이하로 낮춘다. 이는 이 호텔이 실내 온도를 20도 선으로 유지하는 '웜비즈(warm biz)운동'을 벌이면서 생긴 모습이다. 직원들 반응은 의외로 좋은 편이다. 이 회사의 이상하 인력팀장은 "지난달 말부터 조끼를 회사에 갖다 놓고 입고 있는데 별로 불편하지 않다"며 "실내가 시원해 별로 졸리지 않아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프라자호텔 김영진 시설팀장은 "겨울철 실내 온도를 1도 내릴 때마다 연간 36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며 "올 겨울은 웜비즈운동으로 난방 비용을 10% 정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호텔처럼 웜비즈운동에 동참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인천공항공사.무역협회 등 공사나 단체 등이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포스코.대한항공.KT.㈜SK 등 사기업도 속속 참여하고 있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지난달 말 기업들에 웜비즈 참여 방법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전경련 측은 "현재 웜비즈의 구체적인 방법을 묻는 기업들의 문의가 많아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는 참여 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웜비즈운동이 퍼지며 사무실에서 조끼.카디건 등을 껴입고 근무하는 모습도 이젠 낯설지 않다. 덕분에 유통업계도 '웜비즈 효과'를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측은 최근 한 달간 전 점포의 조끼.카디건.내복 등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0% 올랐다고 밝혔다. LG패션도 9~11월 조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카디건은 30% 더 팔렸다. 롯데백화점 정윤성 남성매입팀장은 "웜비즈 상품 판매가 좋아지며 그동안 부진했던 남성복 매출도 함께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운동은 일본에서 고유가 타개책으로 먼저 시작됐다. 올 여름 에어컨을 적게 가동하자는 '쿨비즈(cool business)'운동이 성공하자 겨울을 맞아 이번엔 '웜비즈'를 하자고 나선 것이다. 일본 다이이치(第一)생명 경제연구소는 올 여름 쿨비즈운동에 전체 기업의 20%가 참여해 모두 1000억 엔 이상의 경제 효과를 보았다고 분석했다.
전경련 이병우 상무는 "일본의 쿨비즈가 의외로 높은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인 데 국내 기업들도 자극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겨울철 사무실 온도를 3도만 내리면 에너지 사용량을 20%까지 절약할 수 있다"며 "일반 가정도 네 가구 중 한 곳만 실내 온도를 1도 내리면 도시가스 비용을 연간 430억원 정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내 온도를 낮추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고 말한다.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실내가 따뜻하면 바깥에 나갔을 때 온도 차가 크기 때문에 몸에 부담이 된다"며 "실내 온도와 바깥 온도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웜비즈란 동절기에 조끼나 가디건 등을 겹쳐 입는 따뜻한 착장을 통해 사무실 온도를 낮추고 난방비와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캠페인
- 조끼근무 '웜비즈 운동' 확산 2007.10.17
조끼근무 '웜비즈 운동' 확산
2007. 10. 17.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