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보탈(votal)의 시대다

보탈은 정보를 수직 계열화하는 창구

보탈은 포탈(Potal)과 버티컬(Vertical)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말로 “수직적(깊이가 있는) 개념의 포탈”이
라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즉 일반적으로 포탈은 네이버처럼 다양하고 광범위한 일반적 정보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보탈은 포탈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정보를 수직 계열화해서 특정 부분의 정보를 대상으로 하는 포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원섭 통합마케팅 소통전파사 | wonsimo1@naver.com

필자가 나가고 있는 한국 IMC연구회 6월 모임에서 ‘차별화와 설득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로 한세대 신강균교수의 강의가 있었다. 오리콤 등에서 ‘침대는 과학입니다’ 등 최고의 카피라이터였던 현업의 경험을 학교 교육에 접목하고 있다.
이 날의 강의 주제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각인시키려면 마케터들은 끊임없이 경쟁자들과의 차별화 요소를 창조해 내고 그것으로 고객을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차별화를 위해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창조해 내는 마케터들은 참으로 위대하고 존경스럽다. 수많은 다양한 성향의 고객들을 향해 설득을 위한 창조는 차라리 신의 경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차별화(差別化)”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개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 구별된 상태가 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케팅 홍보에서 사용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차별화라는 의미는 마케팅, 세일즈전략 중 하나로 기업이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경쟁사 것과는 다른 특징이나 특성을 부여해 자사 제품에 대한 구매 의욕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오늘날 마케팅 홍보환경은 웹으로 무장한 첨단 디지털환경으로 바뀌어 가고 과거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던 시대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제는 고객에게서 신상품 전략과 새로운 시장 흐름을 배우는 고객 우선 환경에서 ‘다른 제품(경쟁사)이나 서비스와는 다른 무언가’를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이 고객에게 색다른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력이 비슷해지고, 제품들도 유사한 수준이다 보니 고객은 더 이상 제품 자체의 기능과 서비스에서 효용가치를 찾기 보다는 무엇인가 기존과 다른, 차별화 된 것들을 원하게 된 것이다. 이 차별화의 요인은 웹이 마케팅홍보의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그 반향은 오프라인의 그 어느 마케팅 홍보수단들보다도 파급효과가 상상이상이다.
“가까운 미래에 TV 광고의 역할이란, 온라인으로 소비자를 이끄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클리프 프란시스(Cliff Francis, Saatchi & Saatchi)의 말처럼(마케팅2.0 i-Wom 중에서 인용) 웹은 이제 기존의 4대 매체의 마케팅 영역과 파워를 훨씬 능가할지도 모른다.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virus marketing으로 쓰기도 하며 네티즌들이 이 메일이나 다른 전파 가능한 매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어떤 기업이나 기업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제작한 마케팅 기법)이 각광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들이 자사의 사업이나 연관성이 있는 각종 커뮤니티를 의도적으로 만들고 지원하는 커뮤니티 마케팅(CRM, Community Relationship Management) 등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의 수많은 기업들은 이런 차별화나 커뮤니티 마케팅을 전략적이거나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에 익숙한 편이 아니다. 따라서 활성화되지도 못하고 있다. 마케팅을 잘 하는 글로벌 컴퍼니들은 이런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 마케팅 전담 자회사를 만들고 있는 현실에 비하면 우리의 인식수준이나 투자의지는 걸음마 수준에 가까워 무척 안타깝다.
구전(버즈) 마케팅도 그렇고, 바이럴 마케팅도 그렇다. 타 경쟁사나 상품에 비해 차별화 요소가 있고 나름의 독특한 아이덴티티(정체성 확립)가 있다면 시장이나 고객에게 그 전파속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기하의 몇 제곱의 효과로 퍼져 나가게 될 것이다.

포탈 마케팅은 더 이상 효과적인 투자가 못돼

이제 기업이 모든 것을 다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웹 2.0의 정신처럼 고객과 시장이 참여하게 하고 기업의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공유한다는 정신으로 기업은 판(마당)만 깔아주면 된다. 그 마당에서 일반적이지 않은(차별화 된) 비범한 소리와 사람들이 활동하도록 하고 즐기게 하는 그들만의 마당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지금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포탈 마케팅조차 더 이상 투자면에서 효과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나 정보는 양적인 측면에서 그 동안 충분히 사랑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아주 극단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Garbage in, Garbage out’라는 말이 있다. 컴퓨터 시스템에 쓰레기 같은 자료가 들어가면 쓰레기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뜻으로 처음부터 양질의 자료가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일반적이고 차별화 되지 않은 정보로는 마케팅적 효율성이 그 만큼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아무리 웹 2.0 마케팅이 활성화되고 롱테일 경제학이 각광을 받는다고 해도, 그래서 마케팅의 고전처럼 이야기되던 파레토의 법칙이(8:2의 법칙)이 무너졌다고 야단들이지만 그 저편에는 Private 마케팅이나 VVIP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그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렇게 균형 감각적인 시각이 있다면 본다면 2000년대 초반 한때 그들만의 리그로 각광을 받았던 CUG(Closed User Group)나 보탈(Votal)을 다시 한번 마케팅홍보의 수단으로 고려해 볼 때가 되었다. 이 두 가지 모두 다 우리는 무엇인가 남들과 다르다는 개성(차별화)으로 그들끼리 뭉친 그들만의 파워 리그이기 때문이다.
천리안 등 도스형 컴퓨터 통신이 각광을 받을 때 ‘우리는 남들과 달라’라는 자부심으로 운영되던 폐쇄형 커뮤니케이션 그룹인 CUG나 ‘수직적(전문적 깊이가 있는) 개념의 포탈’인 보탈이 다시 떠오르는 현상은 끼리끼리 문화, 즉 자기들만의 생각과 콘텐츠를 쌓아가는 즐거움과 희열에서 그치지 않고 차별화라는 코드로 뭉치는 파워 그룹이 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고 공유되는 일반적 수평형 포탈을 거부하고 자기들만의 깊이와 전문적인, 즉 차별화된 공간에서 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 고객의 기업과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되어야 한다.


<표1> 포탈과 보탈의 비교

보탈은 정보를 수직 계열화해

보탈(Votal)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수없이 회자가 되곤 했는데 최근에는 일반인들에게 전혀 생경한 단어가 되었다. 보탈은 우리가 잘 아는 포탈(Potal)이라는 단어와 버티컬(Vertical)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말로 포탈처럼 일반적인 정보들을 수직적(깊이가 있는) 개념의 전문 분야 정보들로 채워진 포탈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포탈은 네이버처럼 다양하고 광범위한 일반적 정보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보탈은 포탈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정보를 수직 계열화해서 특정 부분의 정보를 대상으로 하는 포탈이다. 포탈과 보탈의 차이를 다시 한번 참조하기 바란다.
필자의 경우도 6년 전부터 이런 생각으로 일을 진행해 온 것이 있다. 바로 문화를전문으로 하는 보탈을 만들어보자는 꿈이다. 필자의 능력이 부족해 아직도 기획단계에만 머무르고 있다. 지금도‘문화의 네이버’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게다가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전문 능력과 인력 확보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앞으로도 한 2~3년은 더 시간이 필요할 같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 수평적(horizontal) 개념의 문화 포탈들은 많지만 그들만의 커뮤니케이션과 전문적, 수직적(Vertical) 콘텐츠의 확보는 아직 누구도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수직적, 수평적이라는 의미를 달리 표현하면 ‘넓이와 깊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재 크게 성공한 네이버는 포탈로서 눈에 잘 보이고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넓이는 보여주지만 정작 그 속에 있는 깊이는 쉽게 볼 수가 없다. 눈에 보이는 넓이만을 가지고 도전하다 실패하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보아왔다. 그것 보다는 누구에나 보이는 넓이 보다는 누구나 볼 수 없는 깊이를 가지고 도전하고 창조해 내는 보탈이 더 빠른 승부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1> 글로벌 무역전문 보탈 알리바바

보탈의 생산성, 포탈에 비해 수 십 배나 높아

오늘날 CUG와 보탈이 다시 언급되고 수면위로 재부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양적인 증가를 거부하며 양질의 회원들로만 구성해 사이트에 대한 충성도와 회원 상호간의 신뢰도 제고, 적극적인 참여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호 오가는 메일 확인 비율과 응답률에서도 포탈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된다고 한다. 따라서 포탈에 비해 그 생산성은 수십 배나 높다고 볼 수 있다.
그 동안의 포탈 공간에서의 일들을 돌이켜 보면 지나친 사적인 감정들로 인해 공적이어야 할 것들까지 다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의 연속이었음을 반성해야 한다. 웹 2.0의 특징 중의 하나인 집단의 소리가 잘못 오용된 경우도 있다. 바로 마녀사냥 식의 무기명 댓글은 적극적인 참여가 아니라 무책임의 창구화로 전락하고 있다.
이런 폐해를 경험한 네티즌들이 점점 안으로 자기들만의 공간으로 이동하는가 하면 또 일정기간 회원의 자질을 검증하는 등급제도도 도입해 나름대로의 평가를 하고 소속감을 부여하는 방어책들을 쓰고 있다.
물론 웹 2.0에서도 자기들만 통하는 사람들끼리 자료를 공유하고 개방하는 사람들도 있다. (P2P 사이트, 비트로런트 사이트) 웹 2.0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사람들에게만 자기 컴퓨터를 오픈해 공유하는 자료 취득 목적이 우선인 폐쇄지향형이기 때문에 CUG와는 차이가 있다.
열린 공간과 다수를 수용하려는 웹 2.0이 분명 대세이고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에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산업사회적인 매스 마케팅에나 맞을지도 모른다. 디지털 경제사회에서는 숫자로 하는 매스 마케팅이 아니라 특정한 타깃이나 1:1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최종의 목표라고 한다면 이제 포탈보다는 보탈이 맞을 수도 있다. 또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비용, 시간투자보다는 충성도 높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VVIP나 프라이빗 고객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이제는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출처 : 제공/DB포탈사이트 DBguide.net (경영과컴퓨터-200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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