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2007-10-11 08:47]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세계적인 맥주회사인 SAB밀러와 몰슨쿠어스가 미국 사업부를 합병해 미국 맥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두 회사는 합병으로 유통과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1위 앤호이저부시에 대항할 계획이다.
SAB밀러는 '밀러 라이트', 몰슨 쿠어스는 '쿠어스 라이트'로 유명하며 앤호이저부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버드와이저'와 '버드 아이스'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밀러와 쿠어스는 합병을 통해 연간 66억달러의 매출을 벌어들여 시장 점유율은 앤호이저부시의 48% 보다 낮은 3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AB밀러는 2002년 SAB사가 밀러사를 인수하면서 탄생했고 중국과 동유럽, 남미 점유율이 높지만 미국에서는 앤호이저에서 밀리고 있다.
일년여의 논의 끝에 결정된 양사의 합병은 무엇 보다 미국 맥주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변하는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지금까지 미국 맥주 회사들은 다양한 민족의 입맛에 거슬리지 않기 위해 최대한 무난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은 소량 생산되는 독특한 풍미의 이른바 '크래프트 맥주'로 옮겨가고 있다. 비타민워터나 스타벅스를 찾는 소비자들이 맥주에도 더 고급스러운 맛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크래프트비어의 전체 미국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에 머문다. 하지만 매우 빠른 속도로 브랜드 맥주를 추격,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에 비해 11%나 매출이 늘었다. 소형 로컬 업체들이 생산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앤호이저와 쿠어스 같은 대형 업체들도 발을 서서히 들여놓고 있다.
미국 맥주협회(BI)에 따르면 올해 미국 맥주 판매는 1.5% 증가하는데 그쳤다. 외국 기업들이 다양한 제품으로 포위망을 좁혀오고 칵테일과 와인 등 다양한 주종이 소비자들을 공략한데 따른 결과다.
이 때문에 비용 절감과 제품 개발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버드 아이스'의 제조업체 앤호이저의 영업이익마진은 23%에 육박해 밀러와 쿠어스를 합친 10%를 압도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인 SAB밀러가 몰슨쿠어스와 미국 사업부를 함병함에 따라 앤호이저부시도 파트너십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앤호이저는 이미 세계 1위인 인베브와 미국 유통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지 않다. 벨기에 맥주 회사인 인베브는 '벡스'를 생산하고 있다.
한편 밀러와 쿠어스는 합병회사의 경제적 이익을 52대 48의 비율로 가져가지만 의결권은 대등하다. 합작사의 최고경영자(CEO)는 레오 키엘리 몰슨 쿠어스 CEO가 맡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