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런던 비즈니스 스쿨에서 개최된 경영전략게임에서 세컨드라이프의 사업적 성공가능성은 언론의 열광과는 다르게 매우 낮은 평가를 받았다. 마이스페이스, 유튜브, 페이스북, 세컨드 라이프의 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 가운데 어느 비즈니스 모델이 가장 성공을 거둘까하는 것이 게임의 주제였다. 콘텐츠야말로 최대의 가치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 마이스페이스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현재 사용자수가 적고 대규모 서비스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지적을 받은 세컨드라이프는 꼴지를 했다. 세컨드라이프가 받는 대중적 관심과 사업적 판단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그렇다면 왜 세컨드라이프는 대규모의 서비스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평가받는 것일까? 그 평가는 과연 타당한 근거가 있는 것일까?
급속한 성장의 이면
2003년 서비스를 개시 한 세컨드라이프는 2006년 말부터 급성장하였다. 2006년 5월 18만 명에 불과했던 주민수 (unique residents)는 2007년 5월 440만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오로지 한국 기반의 싸이월드 주민수가 2007년 2월 2천만 명인 것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작다. 또한 싸이월드의 2007년 6월 일평균 방문자가 625만 명인데 비해 세컨드라이프는 2007년 6월 일주일간 로그인 사용자가 47만 명, 두달 동안의 로그인 사용자가 109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세컨드라이프의 주민수가 작을 뿐만 아니라 활발한 활동을 하는 주민수도 작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 세컨드 라이프의 주민수('02년 9월 ~ '07년 5월)>
<그림. 주민 1인당 방문시간과 프리미엄 회원 비율 ('03년 9월 ~ '07년 5월)>
백만장자의 꿈과 현실
한편 10불을 투자 해 2년 반 만에 백만장자가 된 앤쉬청(AnsheChung)의 세컨드라이프 성공이야기도 극히 예외적인 일로 보인다. 린든 달러가 US달러로 교환되는 규모는 07년 5월에 684만 달러로 결코 커다란 규모는 아니다. 실제 2007년 방문시간 당 평균적 달러 수입은 43센트에 불과하다. 더구나 주민 일인당이나 방문시간 당 달러가치는 폭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하락추세에 있다. 이는 단지 가상현실에서의 수입이 아직 미미해서만은 아니다. 더욱 주목해야 하는 점은 세컨드라이프에서의 수입이 US달러로 교환되기 위해서는 높은 거래비용을 지불해야한다는 것이다. 거래비용은 수수료, 거래량 제한, 환율 리스크 등에 기인한다. 현실세계와 유사한 그리고 단순화된 가정을 가지고 일주일 수입을 계산해보면, 일주일 동안 세컨드라이프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은 16.6달러, 만 오천사백 원 정도이다. 가상현실에서의 백만장자의 꿈은 현실세계에서의 백만장자의 꿈 보다 결코 더 쉽지는 않다.
기업 마케팅 효과 측정
기업은 마케팅의 실질적인 영향력 때문이 아니라 R&D 프로젝트로 세컨드라이프에 입점한다. 비용대비 마케팅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마케팅을 위해 보통 섬을 사는데, 16에이커의 땅을 사기 위해서는 1675달러의 초기 구매비용과 매달 295 달러의 사용료를 내야한다. 보다 중요한 비용은 개발비용으로, 개발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5천 달러에서 1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한 비용을 통해 최대한 모을 수 있는 인원은 고작 50여명에서 100여명 사이다. 실제 세컨드라이프에서의 행해지는 기업들의 마케팅은 마케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실험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