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광고 본격화… 큰돈 벌 수 있을까
[조선일보 2007년 9월 14일 (금) 03:16]



미국 CBS 방송의 대표 프로그램‘CSI 과학수사대’. CBS를 비롯한 올드 미디어들의 콘텐츠가 유투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면서 그동안 무료로 배포되던 동영상에 광고를 붙여 수익을 올리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
동영상 광고는 과연 돈을 벌 수 있을 것인가. 구글(Google)이 지난달 말 전격적으로 자사의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투브(YouTube)에서 동영상 광고를 시작하면서 논란이 불붙고 있다. 사실 동영상 광고는 이제 수익성을 탐색하는 시작 단계. 때문에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비관론에서부터, 향후 광고 시장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까지 의견이 다양하다.

삽입 동영상 광고 선택한 유투브

최근 비즈니스위크는 구글의 동영상 광고 모델을 예를 들어 소개했다. 유투브에서 어떤 록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으면, 15초 후에 뮤지션의 영상이 흐려지면서 화면 하단으로 핑크색 설탕을 입힌 커다란 도너츠가 굴러간다. 잠시 뒤 연노란색의 만화 캐릭터 호머 심슨이 도너츠를 따라간다.

폭스(Fox)사의 이 애니메이션 영화 광고는 어두운 동영상의 색조와 대비되면서 눈에 확 들어온다. 하단에는 메시지가 나온다. “지금 영화관에서 심슨 영화가 상영 중입니다.”

동영상에 광고를 삽입하려는 시도는 구글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외 다양한 업체들이 동영상재생 직전에 동영상 광고를 보여주는 프리 롤(Pre roll) 방식이나 재생 후에 동영상 광고를 보여주는 포스트 롤(Post Roll) 방식으로 광고를 삽입해왔다.

하지만 시장은 부정적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은 동영상 전에 광고를 삽입하는 경우 시청자의 몰입도를 방해하며, 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동영상 재생 후의 광고에는 일반적으로 시청자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구글은 이 같은 논의를 반영해 다양한 광고 형태를 모색해왔다. 구글이 유투브를 인수하는 데에는 16억 5000만 달러나 돈이 들었다. 지난달 말 구글은 동영상 목록 페이지에 광고를 배치하고, 동영상 클립의 재생 직전, 재생 중, 또는 재생 후에 모두 광고를 삽입키로 했다.

그중에 가장 새로운 시도는 기존 미디어 회사에서 제작된 전문가 제작 동영상(PCC)에 반투명의 애니메이션을 삽입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심슨 광고가 대표적인 예다. 구글은 일부 일반 사용자 제작 동영상(UCC)에도 이 같은 광고를 삽입하고 있다.

구글의 미디어 플랫폼 담당 이사인 에일린 너튼(Eileen Naughton)은 “(유투브에서) 동영상 자체에 광고를 삽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동영상 광고로 얻어진 수익을 동영상 제작자들과 배분한다.


진화하는 동영상 광고 시장


마케팅 조사 회사인 이마케터(eMarketer)는 동영상 광고 시장의 규모가 올해 약 7억7500만달러에서 2011년에는 43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2011년에는 광고주들이 텔레비전에서 형성된 463억달러 규모의 광고 시장 일부를 인터넷으로 옮기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투브 같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는 최근까지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올리도록 장려하고, 시청자를 모으는 데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 같은 모델이 광고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안이 없었다.

유투브 설립 초기, 창업자인 채드 헐리(Chad Hurley)와 스티브 첸(Steve Chen)은 모두 프리롤 형식을 피하겠다고 공언했다. 대신 그들은 인터넷 사이트의 고정된 자리에서 포스터 형식으로 운용되는 배너 광고를 올렸다.

하지만 시장은 더 이상 그런 형식의 광고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은 물론 곰TV, 판도라 TV 등 각종 동영상 사이트들은 자생적인 동영상 광고 모델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자 부심하고 있다. 이는 동영상 사이트의 유지비용과 저작권 비용이 적지 않게 드는 것을 감안하면 절실한 요구다.

포털의 경우는 동영상 광고를 자체 동영상에 삽입하기보다, 기존 배너 광고를 포함하는 패키지를 구성하거나, 특정 위치에 동영상을 노출시키는 조건으로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네티즌의 볼 권리를 제한하고, 동영상 광고의 가능성도 제한하는 한정적인 수익모델일 수밖에 없다.

동영상 전문 사이트는 더욱 사정이 어렵다. 포털에 비해 일단 절대적인 방문자가 딸리는 데다가, 검색엔진 등 강력한 부가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다. 꾸준한 설득으로 동영상 광고를 유치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매출이 수십억원대다. 보통 100억원~200억원을 네트워크 및 서버 비용에 쏟아 붓는 동영상 전문사이트들로서는 ‘밑지는 장사’다.

결론적으로 아직 동영상 광고는 출발 선상에서 그리 멀리 뛰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기존 광고와 달리 혁신적인 광고 모델을 개발해 성과를 입증하지 않으면 기존 광고주들은 지갑을 열지 않을 게 뻔하다.

전동희 그래텍 이사는 “곰TV의 경우 철저하게 클릭수 단위로 광고 대금을 계산해 조금씩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며 “동영상 광고 모델이 입증되면 국내에도 진정한 콘텐츠 열풍이 다시 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