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리더(Talkleader)'를 아십니까?
[전자신문 2007-10-01 10:41]

[쇼핑저널 버즈] 인터넷이 커다란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다양한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UCC, 웹2.0, 퍼블리즌(publizen), 폭소노미(Folksonomy) 등 이제는 인터넷 관련 뉴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말이다.

이런 신조어들은 인터넷의 변화와 함께 새롭게 등장하는 여러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종의 마케팅 과정의 부산물이다. 이런 용어 가운데 최근 등장한 것이 '토크리더(Talkleader)'라는 새로운 신조어다.

토크리더는 말하다는 뜻의 '토크(talk)'와 지도자라는 뜻의 '리더(leader)'가 합성되어 탄생한 말로 "이야기를 선도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쉽게 말해 인터넷 포탈과 각종 인터넷 쇼핑몰 등에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각종 입소문을 의도적으로 선도하는 집단을 의미하는 단어다. 뉴스 등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이미 인터넷 마케팅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인터넷의 보편화로 인해 기업이나 상품의 정보는 일반인들에게 무한하게 개방되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의 개방으로 인해 기업이나 상품에 대한 악의적인 정보, 정치가에 대한 악의적인 정보도 여과 없이 공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바람직한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 이러한 변화를 오히려 마케팅 요소로서 활용하고 있다. 그것이 토크리더의 운용이다.

입소문 마케팅이 크게 부각되는 이유는 소비자가 기업에 친화적인 언론의 보도보다는 상품을 직접 사용해본 동등한 위치의 소비자의 말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고 광고를 해도 직접 써본 사람이 별로라면 상품에 대한 신뢰는 떨어진다.

10명 중 1명이 비난할 때보다 3명이 비난할 때 더 무섭고, 6명쯤 비방하면 이미 그 상품은 시장에서 팔리기가 힘들다. 그 만큼 '말의 힘'은 무서운 것이다. 이것을 기업이 방어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돈의 힘으로 말을 지배하면 된다. 3명이 상품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기업은 10명이 상품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하도록 만들면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방어를 목적으로 하던 것이 의도적으로 입소문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제는 공격적인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공격을 실행하는 특공대가 바로 토크리더인 것이다. 다시 말해 인터넷에서 농담조로 'XXX 알바'라고 부르던 그런 사람들이다.

물론 기업이 의도적으로 돈을 주고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쓰게 하는 건 무조건 비난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상업적인 의사가 분명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버즈마케팅이 그런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얼리어댑터를 활용해 그들의 블로그에 상품에 대한 선행 리뷰를 올리게 하고,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해 공개적으로 세미나를 열고, 돈을 주고 개인이 상품을 광고하게끔 하는 시티즌 마케팅까지 다양한 방식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업의 상업적인 의사와 거기에 동의하는 개인의 의사가 분명하게 표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건 페어 플레이다. 하지만 토크리더의 활용은 철저한 익명성을 바탕으로 하며, 경쟁자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도 서슴지 않는다. 여기에 기업은 상업적인 의사를 철저하게 숨긴다. 다시 말해 이건 반칙 게임이다.

자본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 이미 정치도 언론도 자본에 먹혀버린 지 오래다. 토크리더의 등장은 이제는 여론마저도 자본에 먹혀버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금의 인터넷은 조직적으로 1000명만 동원하면 그 어떠한 여론도 형성할 수 있다. 누구도 쉽게 이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시대는 이미 눈앞에 와있다.

김상하 IT칼럼리스트(akacha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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