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라이프의 기술적 성공요소
(1) 그리드 컴퓨팅 기술
기존의 게임형 가상세계, 즉 MMORPG는 사용자가 자신의 컴퓨터에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다운받은 후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원격지에 멀리 떨어져 있는 서버 컴퓨터에 접속해서 즐기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플랫폼 방식을 클라이언트/서버(Client/server) 시스템이라고 한다. 클라이언트/서버 시스템은 규모성과 지연성의 두 가지 면에서 제약을 갖는다. 규모성(salability)이란 사용자 수가 증가할수록 게임이 처리해야 할 정보 규모가 증가하는 것을 뜻하며, 지연성(tardiness)이란 사용자 수가 증가할수록 게임의 응답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수천 명 내지 수십만 명이 접속하는 온라인 게임은 여러 개의 서버에 정보를 분산하여 운영하게 된다.
이 경우, 대부분의 정보가 사용자들의 컴퓨터에 있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파일들에 고정되어 저장된다. 다만 사용자들이 새로 보유하게 된 아이템, 새로 학습한 스킬, 새로 성취한 레벨, 새로 개척한 맵의 상태정보들이 유저 파일(User File)에 계속 업데이트되어 개발회사의 서버로 전달 된다. 이는 정보량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가 게임을 하기 위해 접속하면 게임 메인 서버로부터 전달되고 게임을 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며, 새로 창출된 최신의 정보들은 플레이어가 접속을 해지할 때 다시 유저 파일에 최종적으로 저장된다.
하지만 <세컨드 라이프>는 이런 일반적인 MMORPG의 정보 저장 방식과는 다른 그리드 컴퓨팅 방식을 취하여, 사용자가 만들어낸 아이템의 정보는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컴퓨터에 있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에 다운로드되고 동시에 개발회사의 서버 컴퓨터에도 전송되어 조금씩 맵의 정보를 확장한다. 그리드 컴퓨팅은 가상 분산 컴퓨팅 기술이라고 번역된다. 이안 포스터에 따르면 이는 ‘고속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수의 컴퓨터 시스템이 사용자들에게 통합된 가상의 컴퓨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그리드 컴퓨팅 기술은 첫째, 하나의 중앙집중식 통제에 따르지 않는 분산된 자원들을 통합하여 제어하며 둘째, 표준화된 개방형 프로토콜과 개방형 인터페이스의 사용, 셋째 반응시간, 입력내용 등 다양한 품질의 서비스를 통합 제어하여 양질의 서비스로 치환한다는 3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그리드 컴퓨팅은 네트워크를 통해 퍼스널 컴퓨터들이 사용하지 않고 있는 90% 정도의 여유 계산 능력을 활용하여 계산을 수행하는 컴퓨터 그리드를 형성한다. 필립 로즈데일과 코리 온드레이카는 <그리드 컴퓨팅과 스트리밍을 이용한 사용자 창작 온라인 월드의 구현>라는 공동 집필의 논문(2003) 에서 이 같은 그리드 컴퓨팅을 통한 최적화를 설명하고 있다. 린든 랩은 계속해서 확장되는 가상세계의 규모를 감당하기 위해 사용자의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는 “가장 가까운 이웃”의 컴퓨터에 ‘위상학적 분할 그리드’(topologically tiled grid)'를 만드는 방식을 택했다. 각각의 분할 그리드들은 각각 자신에게 할당된 물리법칙들과 모든 사물, 행동, 지형들을 통제하고 운영하는 시뮬레이터를 만든다. 이 시뮬레이터(simulator)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4대의 주변 컴퓨터하고만 정보교환을 한다. 이런 방식으로 정보교류로 인한 규모 문제를 해결하고 <세컨드 라이프> 공간의 무한 확장이 가능해졌다.
그리드 컴퓨팅의 기술적 바탕은 현실의 경험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생성하는 사용자들의 참여를 지원할 수 있었고, 이러한 창작을 생활형 가상세계의 주요 콘텐츠로 전면 부각 시킨다.
(2) 미디어 객체 창작 자동화 기술
<세컨드 라이프>는 MMORPG의 가상현실이 갖는 콘텐츠 추가 속도의 한계를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콘텐츠 생성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들은 CGS라는 미디어 객체 창작 자동화 도구를 이용해 캐릭터의 외모에서부터 인테리어, 가구 제작 등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게 된다. UCC 생성 활동은 전체적인 밸런싱과 세계관의 일관성을 해치지 않는 한 가상세계의 번영을 가져오는 원동력으로 장려된다.
일반 UCC의 주류가 동영상 위주의 사용자가 웹 블로그를 통해 유희, 전달, 공지의 목적으로 만들어낸 콘텐츠인 반면, <세컨드 라이프>의 UCC는 훨씬 더 합목적적이고 계획적인 성격을 갖는다. 가상세계 UCC의 특수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작(crafting)과 창작(creation)의 차이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MMORPG에서의 아이템 제작은 창작(creation)이라기 보다 제작(crafting)에 가깝다. 사용자는 지정된 재료를 사용하여 무기 등의 아이템을 제작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창조성을 발휘하여 특별한 형태와 기능을 만들어내는 창작은 할 수 없다. <세컨드라이프>는 이러한 단순한 과정에 원자적 건설(Atomistic Construction)라 불리는 창작 시스템을 부여한다. 즉, 3D 제작 툴 중, CGS에서 사용되는 프림(프리미티브 모델의 약어)들 중에서 아주 기본적인 것들만 제공하여 ‘결합’하는 방식으로 창작을 지원한다. 프리미티브 변형 가이드에 있는 것 이상의 모양은 절대 생성되지 않지만, 거의 모든 사물은 이것의 조합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이 <세컨드라이프>에서 제공하고 있는 간단한 창작 방법이다.
이처럼 단순한 기능을 통해 화려한 창작물을 제작할 수 있도록 3D환경을 구축하였기 때문에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많은 사용자들이 접속하여 자신만의 물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창작의 개념을 적용시키면서 <세컨드 라이프>는 그에 따른 권리를 사용자에게 위임하고 상거래의 온, 오프라인 연계를 추구한다.